"백화점 옷인데 더 저렴해" 입소문 나자…4050 여성들 몰려왔다
[스타트UP스토리]최희민·홍주영 라포랩스 공동대표- 2025.04.22 07:00
- 2020년 설립된 스타트업 라포랩스의 최희민(사진 오른쪽)·홍주영(왼쪽) 공동대표. 서울대 경영학과 동기들이 만든 이 회사는 40~50대 중년 여성들을 타깃으로 한 패션 플랫폼 '퀸잇'의 운영사로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사진=라포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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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설립된 스타트업 라포랩스의 최희민(사진 오른쪽)·홍주영(왼쪽) 공동대표. 서울대 경영학과 동기들이 만든 이 회사는 40~50대 중년 여성들을 타깃으로 한 패션 플랫폼 '퀸잇'의 운영사로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사진=라포랩스 |
무신사와 에이블리, W컨셉, 지그재그 등 10~30대 젊은 세대를 공략한 패션 플랫폼들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40~50대 중년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 틈새 전략으로 폭풍 성장한 온라인 쇼핑몰이 있다. 2020년 설립된 스타트업 라포랩스가 운영하는 패션 플랫폼 '퀸잇'이다.
라포랩스 매출액은 퀸잇 인기몰이에 힘입어 회사 설립 이듬해인 2021년 100억원을 돌파했다. 2022년(194억원)과 2023년(479억원)에는 2년 연속 2배 안팎 매출이 늘었다. 지난해 매출액은 711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50%에 달하는 성장률을 보였다. 경기침체 등 외부 요인에 따라 부침이 심한 패션 플랫폼의 한계를 거뜬히 넘어섰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급성장한 온라인 쇼핑 플랫폼들이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 쏟아졌지만 퀸잇은 예외였다.
최희민·홍주영 라포랩스 공동대표는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인터뷰에서 "아직은 영업손실이 나는 적자회사지만 전혀 두렵지 않다"며 "매년 손실은 줄이고 매출은 더 늘리는 전략으로 성장을 지속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최 대표는 라포랩스 경영전략과 브랜드·영업 등을, 홍 대표는 플랫폼 구축 등 기술개발 등을 나눠 이끌고 있다.
"왜 창업했냐고? 재미있어서"…칠전팔기 전략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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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랩스 회사 개요/그래픽=윤선정 |
졸업 후 최 대표는 SK텔레콤에 입사, 홍 대표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했지만 두 사람 모두 창업의 꿈을 놓지 못했다. 결국 2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중퇴한 두 사람은 인공토양에 식물을 심어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사업에 도전했다. 하지만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고 수작업 비중이 높아 사업 확장에 무리가 있었다.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취미·데이팅 애플리케이션 사업을 시도했다 접기도 했다.
사업 실패로 자금이 바닥나면 회사에 취직해 월급을 모으며 창업 노하우를 쌓았다. 두 사람이 입사했던 곳은 하이퍼커넥트·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성공한 스타트업들이다. 최 대표는 "각자 회사에 다니며 돈이 조금 모이면 창업했고, 실패하면 다시 취직해 사업자금을 모았다"며 "아무 것도 없는 것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업이 그저 즐겁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라포랩스는 4번째 도전 끝에 탄생한 회사다. 20~30대보다 인구수가 많고 구매력이 높은 40~50대 여성을 타깃으로 사업을 하겠다고 방향을 설정한 뒤 시장 조사에 나섰다. 중장년층 여성 200여명의 인터뷰를 거듭할수록 패션 플랫폼으로 사업 아이템이 굳어졌다. 홍 대표는 "쿠팡·네이버를 비롯해 각종 패션 플랫폼이 넘쳐 나지만 정작 4050 고객들이 옷을 주문하기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시장이 우리를 원하는데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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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랩스 매출 추이/그래픽=윤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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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랩스 최희민 대표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
이 같은 평가는 적중했다. "백화점 입점 브랜드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퀸잇의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3월말 기준 300만명을 돌파했다. 입점 브랜드는 6000여개로 현재 약 300만개 상품이 등록돼 있다. 매년 매출이 급성장하면서 지난해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하는 '예비 유니콘'에도 선정됐다.
라포랩스의 사업 확장은 계속되고 있다. 2022년 전국 산지 직송 커머스 '팔도감'을 선보이며 식품 분야로 보폭을 넓힌데 이어 뷰티와 리빙, 여행 등으로 영역을 확장할 방침이다. 노어·팔도다옴 등 자체브랜드(PB) 제품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최 대표는 "올해 매출 1000억원, 3년 내 MAU 800만명을 달성한다는 목표로 뛰고 있다"며 "4050 고객들이 어떤 옷을 좋아하고, 무엇을 먹고, 어떤 피부 고민이 있는지, 어떻게 놀고 싶어하는 지 끊임없이 연구해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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